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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Book Review : 책 [특권 중산층]

by hyemhyem 2023. 1. 13.

#북블로그 #특권중산층 #한국중간계층의분열과불안 #구해근 #창비 #hyemhyem #책읽는알바생

 

 

책 [특권 중산층]
#한국중간계층의분열과불안 #구해근

 

 지금보다 더 어릴 때, 우리 가정이 중간에 위치한 중간층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집 마련에 성공하고 맞벌이하며 4남매의 교육을 어떻게든 부족함 없이 채우기 위해 노력한 나의 부모님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우리 집은 중산층보다 아래에 속해 있다고 체감한다. 어릴 땐, '그렇지 않을까?' 했던 생각이 이젠 스스로 경험할 수 있다, 난 중산층이 아니라는 걸, 그 보다 밑에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 되어 인정하게 된다. 더 이상 한국에선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음이 당연하다 여기며, 가난은 세대를 걸쳐 계속해서 세습되며, '남들만큼 살아보자'라고 했던 다짐도 나부터 근근이 살아가게 되며,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한방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적어보니, 중산층이 뭐라고 중간만큼 사는 것도 힘들게 된 한국 사회가 다시금 보인다. 난 앞으로 한국 사회의 중간쯤 어딘가, 중간만큼 살 수 있을까? 애매한 나의 위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지, 불안하기도 불편하게도 나에게 다가온다. 그놈의 위치가 뭐라고, 어느 계단에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삶의 질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책 [특권 중산층]은 한국 중간 계층의 분열과 불안을 주제로 외국 생활을 오래 한 이방인의 시선으로 저자는 한국 사회를 이야기한다. 서론과 결론 그리고 각 7장에 이어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듯, 한국의 중간 계층의 형성과 세분화되는 과정을 여러 분야의 각도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한국인이지만 한국 생활보다 외국 생활에 익숙해진 교수이기에 한국 중간계층의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방인의 시각이라 좀 더 다른 면들을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이 현상을 경제적인 면뿐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인 면을 자세히 들여다 봄으로서 현재 한국에 사는 사람이 피부로 느끼는 중간 계층을 매끄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니 지금 내가 느끼는 한국의 중간 계층과 그 안에서 벌여지는 분열, 그리고 느끼는 불안이 무엇인지를 느낌에서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매개가 되었다. 책을 다 읽은 이후, 특권을 가진 계층이 부모에서 자녀에게로 세습되는 이 경로가 점점 더 굳어져, 이 경로에 들어서지 못함을 자신의 운명이고 팔자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해지는 인식과 앞으로를 마주할 어린 세대를 생각하면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 어려운 현실이 되어 각자도생을 이야기하게 될까 봐 마음 한편이 무거워지게 된다. 이래서 이런 문제는 원인과 결과는 너무나도 많이 나타나는데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너무 모호하고 뚜렷하고 실행력이 강한 답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아, 이대로 아등바등 살아가야 할 것 같아 울적하고 우울해진다. 그럼에도 어쩌겠어, 내 상황 속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 찾아가야지 뭐.

 

 

 

 

 

기억에 남는 문장

 

 

서론 : 중산층은 사라지는가

 

대부분의 중간소득자들의 눈에는 현재 한국사회의 진짜 중산층은 소수의 잘 나가는 사람들, 즉 물질적 사회적으로 많은 특권적 기회를 향유하는 소유 부유층으로 비친다.

- 19p

 

이렇게 한국의 소비 패턴이 고급화하면서 이런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부유층과 일반 중산층은 차츰 더 사회적 격차가 벌어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부유층의 소비 패턴은 일반 대중 소비자들의 모방소비를 자극해 그들로 하여금 분에 넘치는 소비를 하게 만들고 따라서 그들의 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 22p

 

 

1장 : 한국의 중산층의 형성과 와해

 

한국에서 중산층이란 가난에서 막 벗어나 경제적으로 여유를 찾기 시작한 사람들이 나도 이제 남만큼 살게 됐다고 느낄 때 그들의 사회적 위치를 대변해 줄 수 있는 편리한 개념인 것이다.

- 36p

 

결국 한국의 중산층은 단지 수적으로만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와해 내기는 공동화 과정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중산층은 예전에 기대된 사회의 안정적, 통합적 세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 중산층은 경제적 불안과 상대적 박탈감이 팽배한 계층집단의 성격을 띠게 되면서 오히려 정치적 불안정과 가변성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 57p

 

 

2장 : 불평등 구조의 변화

 

어쨌든 현재 거의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서 진행되는 불평등의 패턴은 중간계층 내에서 중하층은 하향 분화해 가는 한편 상층에 있는 일부는 상향이동을 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 84p

 

 

3장 : 특권 중산층의 등장

 

 조귀동의 주된 주장은 현재 한국사회에서 중산층에 진입하는 문은 점점 좁아졌고 그 진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미 중산층에 속해 있는 부모의 재정적, 사회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산층은 세습적으로 지위가 계승되는 폐쇄계층이 되었고, 그 변화를 가장 절실히 체험하는 세대가 1990년대생이라는 것이다. 그전 세대만 해도 부모의 지위와 상관없이 중산층 지위를 획득할 가능성이 많이 열려 있었으나 지난 10여 년간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고 그는 말한다.

- 100p

 

 조귀동이 말하는 '세습 중산층'은 자신들이 획득한 경제적, 사회적 자원을 이용해서 자식들의 사회적 성취를 도와주고 계급승계를 도모하는 계층집단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세대 간 계급세습을 가장 절실히 체험하는 세대가 2010년 이후 노동시장에 진출한 젊은 세대이다. 그러므로 조귀동이 결론적으로 주장하듯이 "결국 한국에서 90년 대생들은 전문직이나 대기업 일자리를 가진 부모가 확보한 경제력과 사회적 네트워크, 문화자본을 바탕으로 명문대 졸업장과 괜찮은 일자리를 독식하는 '세습 중산층의 자녀 세대'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집단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 20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이 이전 세대가 경험한 불평등과 질적으로 다른 이유다."

- 102p

 

 

 

5장 : 명품, 웰빙, 계급 구별 짓기

 

루이뷔통 백이든 아르마니 슈트든 스위스 시계든 진품인 경우 보통 한국의 중산층이 구매하기에는 너무나도 비싼 물품이 아닌가 싶지만, 답은 간단하다. 그토록 비싸기 때문에 신분 과시용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차다와 허즈번드가 설명한 대로, 명품의 인기가 아시아 신흥 국가들을 사로잡은 이유는 그들이 이룩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등장한 부오 중산층이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고 다른 중저소득층과 계층적으로 차별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다. 경제발전과 근대화를 이룬 사회에서 각 개인의 신분은 더 이상 가문이나 전통적인 규범이 아니라 무엇을 소유하고 어떻게 치장하는가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

- 149p

 

부유할수록 고급 미용 서비스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한 추세가 생긴 것은 소비자 자신의 욕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더 중요한 요인은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의 막강한 뷰티산업에 있다. 이 산업이 기형적으로 발달하며 공격적 광고만이 아니라 다른 교묘한 방법으로 신체적 아름다움에 관한 기존 개념에 변화를 유도해 왔다. 요켠대 개인의 외모는 출생과 함께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바뀔 수 있는 가변적이고 조형 가능한 대상이라는 믿음을 심어준 것이다.

- 161p

 

 

 

7장 : 글로벌 교육 전략

 

다시 말해, 학벌을 위한 입시 경쟁에서 한번 실패하면 다시 만회할 기회를 찾기 힘든 중하층 자녀들과 달리, 부유 중상층 자녀들은 국내 경쟁에서 실패한 후라도 해외에서 또 다른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 221p

 

 

 

결론 : 특권과 불안

 

불안은 현재 한국사회를 특징짓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세대, 계층, 성, 지역,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거의 모든 국민이 불안을 겪으며 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산층을 다른 어느 계층보다 더 큰 불안을 느끼는 듯하다. 일자리 불안, 소득 불안, 치솟는 물가로 인한 불안, 자녀교육 걱정, 미래에 대한 불안 등 중산층 가정이 느끼는 불안은 여러 가지다. 그리고 단지 경제적인 불안만이 아니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상대적 비교에서 오는 좌절감, 박탈감, 그리고 중산층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 같은 두려움 등이다.

- 2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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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로부터 책 제공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