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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의 이면]
#씨부라파 #태국소설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이 무엇이기에 사람이 즐겁게도 만들고 슬프게도 만드는 걸까.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으로 만져지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고 아무 맛도 안나는 사랑은,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최근 '환승 연애 2'를 굉장히 열정적이게 시청하고 있다. 처음 등장했을 때, 어떻게 헤어진 연인과 다시 얼굴을 맞대면서 살 수 있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점차 진행되는 날을 보면서 다르게 생각했다. 한때 사랑했던 연인을 다시 마주하면 사랑했던 그 시간이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그리고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것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했다. 아직, 진정한 사랑을 해본 적이 없는... 모태솔로라고 봐도 되는 나지만 이들의 연애를 보면서 '사랑'을 생각하고 왜 공감하고 있는지 제삼자인 입자에서 나를 보면 참 이상하다. 뭐, 사랑이 꼭 연인만의 사랑만으로 존재하는 건 아니니. 그런데 '사랑'은 언제 어디든 누구든지 간에 다 적용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느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감정이 아닐까. 가장 기본이라서 책이든 영화든 모든 것에 '사랑'을 넣을 수 있는 걸까.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랑'이 부럽다. 그 힘만 있으면 지구 정복도 우주 정복도 가능할 것 같다.
책 <그림의 이면>은 태국의 대표적인 작가인 씨부라파의 책으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태국 소설은 처음 접하지만 '사랑'을 다루기에 전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시작은 한 남자가 선물로 받았던 '그림'에서 시작된다. 그 그림 이면에 존재하는 이야기는 이미 지나온 사랑이지만 그녀를 떠오르게 되는 통로가 되어 영원히 추억할 이야기. 그래서 그런가 이야기는 시간에 따라 흐르면서 생겨나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아무 일 없이 지나온 날도 사랑을 느끼는 이에겐 아무렇지 않지 않음을 보여준다.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랑이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서서히 가라앉게 되는지를 작가는 천천히 표현한다. 나는 이 점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너무 극적이지 않게 사랑을 묘사해주어서 그리고 사랑의 마지막을 초라한 것이 아니라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며 보내는 것 같아 잔잔히 마지막까지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 끼라띠 여사가 죽음 직전에 밝힌 그녀의 속마음은 아무리 억눌리고 억눌려도 마침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진실한 마음이었다. 두 문장으로 압축해 남긴 그녀의 마음을 헤아려보니 살면서 그녀가 내내 가졌던 인생에 대한 생각과 의구심과 허무함이 불행에 대한 답이었음을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본다.
기억에 남는 문장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아 쥐고서 그녀의 발이 배를 떠나 땅을 밟을 때까지 흔들리지 않도록 그녀를 가볍게 부축했다. 그때 하나의 이상한 감정이 갑자기 달려들어 내 심장을 붙잡았다. 그 감정은 마치 강한 손처럼 내 심장을 잡고 흔들어서, 떨림이 거의 온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 이상한 감정은 평상시 감정을 몰아내고 들어와 잠시 나를 지배했다.
- 5장 53p
끼라띠 여사는 내가 그녀를 자연의 아름다움과 고요함으로 향기롭고 매혹적인 곳에 데려다줘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나도 내가 그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거나 그녀를 행복과 만나게 하는 데 일조해서 무척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 8장 77p
"항상 저를 생각해 주십시오. 저의 사랑에 공감해 주세요."
"나는 그대로 할 것을 약속하겠네. 그리고 다른 건 없는가, 놉펀?"
"하고 싶은 말이 백만 마디쯤 더 있지만 시간이 부족합니다. 저는 여사님이 그 백만 마디의 내용을 이해하실 수 있도록 딱 백 마디만 고르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직 아무런 말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자네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말하게. 나머지는 내가 자네의 눈에서 읽겠네."
- 12장 110p
"여사님은 그 이야기를 누구보다 자세히 잘 알고 있습니다. 사건은 여사님이 일본에 갔다가 저를 떠나올 때까지 일어났습니다. 처음에는 사랑이 제게 기쁨을 주었지만 너무나 잔인한 고통으로 끝났습니다. 제가 너무 부적절하게 감정에 휘둘리도록 스스로를 내버려 두었다고 나중에 생각했습니다. 저는 여사님을 제 누이처럼 사랑하고 존경해야 했습니다. 그때 저는 제가 많이 잘못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당시의 일을 완전히 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마찬가지로 저는 그 처럼 불같이 뜨거운 사랑이 얼마나 큰 고통의 근원이 되는지 알았습니다. 제가 다시는 그런 사랑을 하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 18장 159p
나는 미타케산에서의 일을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서야 끼라띠 여사의 의미에 대해 막연하게 이해하기 시작했다.
"제 사랑이 그곳에서 태어났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우리의 사랑이야, 놉펀." 말하고 나서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너무나 힘없이 말을 이었다. "자네의 사랑은 그곳에서 태어났고 그곳에서 죽었지. 하지만 다른 한 사람의 것은 죽어 가는 몸에서 여전히 자라나고 있어."
- 19장 171p
나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 없이 죽는다.
하지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족하다.
- 19장 172p
* 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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