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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악당수업]
#효일 #독립출판
악당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나 캐릭터가 다들 있으신가요? 음... 제 주변에 악당 같은 사람은 아직 못 본 것 같은데(악당의 기준이 주관적이라서) 영화 캐릭터론 '조커'가 제일 먼저 생각이 나네요.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도 있겠지만요, 전 단독 영화로 나온 영화 '조커'에 더 마음이 가요. 영화 '조커' 개봉 당시, 매일매일이 바쁘고 정신없었거든요? 스트레스 풀 여유도 없어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심야 영화를 보는 거였어요. 그리고 그때 본 영화 '조커'는 왠지 모를 희열을 느끼게 해 줬어요. 조커가 악당이라는 이미지는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를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거든요. 조커가 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천천히 느끼게 되니 그의 선택을 마냥 비난하기가 미안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범죄를 옹호할 생각은 아니지만, 때론 혹독한 사회와 세상이 '나'를 '악당'으로 만들어 생존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악당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아요. 의도적이지 않았던 것들이 의도적이게 되고 예상치 못한 일들이 나로 하여금 벌어지게 되면, 음...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어서 어쩌면 악당처럼 보이는 방법을 선택하기가 더 수월할지도 몰라요. 그래서 요즘의 악당은 자신과 닮아 보여서 마음이 가기도 하고 주인공보다 더 남몰래 응원하게 되며, 나쁜 짓보단 그래도 제대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거일 수도. 물론, 현실 세계보단 화면 속 세계에서 그랬으면 좋겠고요. 현실에서의 악당은,,, 마음이 가기가 더 어려워요. 너무 현실적이라서 그런가요? 어쨌든, 악당이 되기 쉽지 않네요.
위와 같은 비슷한 느낌으로, 책 [악당 수업]의 저자도 '악당'을 정의하는 그의 마음도 글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고 느꼈어요. 어마어마한 나쁜 짓을 저지른 악당이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세계에서 어쩔 수 없이 저지르게 되는 작은 나쁜 짓(?)이 쌓이고 쌓이면서 악당으로 변할 수 있다고, 또 그런 악당은 상처받기를 두려워하기도 상대방에게 상처 주기를 두려워하는 어느 한편 약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솔직한 부분이 많은 악당이라 그의 글에서도 솔직한 저자의 마음과 생각이 보이고 그래서 악당보단 귀여운 악동처럼 솔직해서 여과 없어서 그의 글이 좋았어요. 제목은 악당 수업이긴 한데 솔직하고 순수해서 악당보단 좋은 사람이라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
기억에 남는 문장
1 교시
꼭 비행기 티켓을 끊고, 물놀이를 해야만 여행일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새로운 경험을 찾아가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이런 생각이 들었던 시점부터 제주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던 것 같다. '난 매일이 여행 인뎁쇼?'라는 배짱으로 말이다.
- 도둑 여행, 27p
2 교시
나는 오늘 누군가와 서로 미련을 나누었다. 아쉬움을. 없어져 버린 머리카락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들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순 없음을, 미련을 버려야 하는 것을 알고도 버리지 못하는 나 자신을.
내가 그렇게 미련을 버리는 연습을 해도, 나는 변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크게 차이는 없을 것을 안다.
항상 아쉬움 속에 산다.
그깟 머리카락 하나에도 꽁해져 있는 나를 생각해 보면, 불쌍하다.
앞으로도 버려야 할 많은 미련들을 생각했을 때, 그때마다 힘겨워할 내 모습이 불쌍하다.
미련 앞에 나는 겁을 먹었다. 내가 만들어낸 감정인데도.
- 옥상 21.05.23, 58p
후회라는 감정은 '완벽'이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한 사라질 수 없는 감정 일 거다.
후회는 나 스스로에게 전하는 피드백이다. 완벽을 위한 시행착오.
후회는 '왜 그랬지'가 아닌, '그럴걸'.
- 타투, 61p
나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만 낮춰도 꽤나 살기 편하다.
흘러가는 대로
- 겁쟁이 21.01.28, 65p
만약에 타임머신이 있다면, 말을 주워 담을 수 있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이 순간으로 돌아갈 것이다. 단 한순간도 부끄럽거나 창피하다고 생각한 적 없고, 그저 날 놀리는 시내 친구들이 미웠다고 말을 바꾸고 싶다. 하지만 시간은 돌릴 수 없고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날 이후로 한동안 아버지와 대화를 못 했다. 내가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가늠하지 못하기에 선뜻 말을 걸기 무서웠다.
- 만약에, 84p
3 교시
실로 내가 붙잡고 있는 문제는 내가 어떻게 여기느냐에 따라 무게가 달라진다. 어쩌면 내 친구는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는 나를 꿰뚫고 가볍게 대답했을까?
- 방울토마토, 104p
동시에 전화를 사용하는 횟수도 늘었다. 해봤자 전보다 아주 조금 그 횟수가 늘었지만
'그냥 심심해서, 너 뭐하고 사나 해서'라는 전화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인가 이젠 내게 오는 이런 전화에 용기와 사랑이 담겨 있음을 알기에 전화벨이 울리는 핸드폰 화면마저 사랑스럽다.
오늘은 전화가 쉴 틈이 없다. 아직은 완전히 전화가 편하진 않지만 종종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 날이다.
- 어떤 날, 118p
4 교시
난 이처럼 더위 먹고 하는 바보 같은 짓들이 좋다. '이를 테면 내가 무슨 죄라도 지었는지 하늘이 무너져라 장맛비가 내릴 때, 가끔은 정면으로 맞서서 빗물로 샤워를 한다. 한껏 비를 맞다 보면, 나도 모르게 올라가는 입꼬리에 내가 얼마나 바보 같은지를 새삼 깨닫고 안도가 된다. '세상아 덤벼라 어차피 난 바보다. 그러니 네가 안겨준 고통도 얼마나 아픈 줄도 모르고 보낼 거야'라는 악당의 선전포고 비슷한 생각을 하며, 오늘도 난 여름의 더위를 먹느다.
- Summer Fling, 135p
이제껏 라디오를 찍으며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줄만 알았던, 내 친구와 엄마의 낭만이 깃든 인생 이야기를 듣게 됐다. 앞으로도 계속 누군가의 낭만과 인생을 이야기 나누러 라디오를 찍으러 다닐 것이다. 실은 우리네 낭만은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 낭만 보이는 라디오, 159p
사실 우린, 저녁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었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배고파야만 먹는 게 아니니까. 사랑은 받을 줄도 알아야 하니까.
- 사랑은 달콤하니까, 163p
종례
저는 제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주고 싶은 만큼 주고, 표현하고 싶은 만큼 표현하고는 상대방이 인사를 보낼 때면 다시 나만의 방으로 들어가 버리죠, 무책임하게. 그래서 이기적인 악당이에요. 상처받기 무섭거든요. 남이 상처받는 것도 무섭기도 하면서도. 그렇지만 이 책을 쓰면서 좀 더 상처에 두려움 없는 악당으로 변하려 해요. 독자분들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 악당 수업을 마치며, 169p
* 인디펍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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