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Book Review : 책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hyemhyem 2022. 12. 9. 18:44

#북블로그 #나는미래를꿈꾸는이주민입니다 #한국사회이주민24명의이야기 #이란주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5기 #hyemhyem

 

책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이주란 #한겨레출판

 

 '우물 안의 개구리' 속 개구리가 보게 되는 하늘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요? 개구리마다 접하는 크기는 다르겠지만, 우물 안보단 밖이 훨씬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건 모든 개구리에게 해당해요. 개구리 각자 접하는 세상이 다르니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는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도 가지각색이라 생각해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그 안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저에게도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던 일은 20살이 되고 나서였어요. 대학생 1학년 때, 수업으로 처음 가본 안산역은 저에겐 충격이었어요. 안산에서 태어나서 쭉 살았지만 안산역은 처음 가봤거든요. 처음 발을 딛는 순간, 다양한 언어와 다양한 모습이 내 눈으로 확인하면서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라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골목 사이사이 보이는 모습들, 거리를 지나가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여기저기 들리는 다양한 언어, 다양한 나라의 음식점 등 그때 처음 봤던 안산역 주변의 다문화 거리를 통해 저는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게 되었어요. 그 이후, 한국에 살고 있는 많은 이주민을 만나는 경험은 많지 않았지만 제가 살고 있는 우물이 넓어질 수 있도록 했던 첫 번째 경험이었죠. 

 

 이전에도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 된 경우가 더 빨랐어요. 중고등학생 때 엄마와 항상 EBS의 <고부열전> 을 시청했어요. 결혼이주민으로 한국으로 온 다양한 외국인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고향으로 휴가를 가는 프로그램이었죠. 그 속에서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서로 다른 언어와 다른 문화와 다른 생각 등으로 갈등하며 사이가 좋지 못했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며느리가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가는 여행이었죠. 그때 등장하는 며느리의 고향은 경제적으로 부유하다고 말하기 힘든 나라, 특히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많았어요. 그 당시 결혼을 하기 위해 한국으로 넘어왔던 이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이제는 이해가 되어요.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 아무 연고도 없는 나라로 이주해 빨리 결혼해야만 했었던 젊은 외국인 여성, 외국인 남성 모두를 지금 다시 생각하니 마냥 언급하기가 머뭇거려지죠. 나도 모르게 들었던 차별적인 생각, 편견, 무시하던 우리 사회의 눈길 등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이는 데에 참으로 어른스럽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죠. 이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세계를 같이 만들어가자는 마음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아직 차별적인 말과 행동은 있지만요. 어느 국가 출신이든 간에 지구에서 태어나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살고 있는 '사람'으로 서로 존중하며 배려하며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미워하는 감정보단 좋은 감정이 자신에게도 좋은 것처럼요.

 

 책[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는 한국 사회에 이주해 살고 있는 이주민 24명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어요. 각자마다 다르겠지만 다양한 세계를 만나는 경험을 얼마나 할까 싶어요.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이라는 국가에도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 한국 국적을 가진 이주민도 이제는 더 가깝게 만날 수 있죠. 내가 살고 있는 우물 안이 아닌 우물 밖으로 나와 이주민이 한국 생활 중에 겪었던 일들을 그들이 직접 내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어요. 이주민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었던 문제들, 특히나 이주민 관련 제도나 법을 한국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나에겐 새로운 정보이고 동시에 한국이 이주민을 대하는 태도를 알 수 있었어요. 나도 다른 나라로 이주해 살아간다면 겪었을 문제라고 생각하니 문제는 더 나은 방향으로 빠르게 개정해 함께 살 수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차별과 편견, 그 누구도 겪어서도 안되고 가해도 안된다는 것, 말만이 아니라 많은 관심과 제도, 사회 인식의 개선 등을 많은 이주민이 목소리 높여 이야기하고 있다는 게 한편으로 미안하기도 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이주민, 이주와 관해 한국이 가지고 있는 태도와 이런 태도가 만들어진 배경을 독자에게 추가적으로 전해줬더라면 이주민의 이야기가 더욱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억에 남는 문장

 

어느 나라 출신이든 우린 같은 '사람'인데요
군대에 다녀온 청년 다니엘

내 콤플렉스와 약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고 있어요. 딱히 약점도 아닌데 나 혼자만 숨기고 싶었던 게 많았어요. 그걸 펼쳐 놓으면 마음이 편해지는데 말입니다.

- 44p

 

 

어쭈 째려보네? 까불지 마, 깻잎!
농업 이주노동자 미니어

보파는 열아홉 살에 한국에 왔어요. 이렇게 먼 나라까지 오기 무섭지 않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하더라고요.

 "나처럼 가난한 애가 용감하기라도 해야죠. 겁나고 무서운 거 다 따지면 가족을 도울 수 없잖아요."

 이렇게 당차고 열심히 사는 아이한테 밀양 사장님은 깻잎 더 따라고 얼마나 모진 소리를 해댔는지 몰라요.

- 130p

 

 

덜컥 시작한 귀환, 배움 나누며 미래를 일궈요
귀환 이주민 아웅틴툰

나는 운이 좋아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이웃들에겐 기회조차 없다. 아직 답답하게 막혀있는 미얀마 사회가 열리려면 시민들이 배워야 한다.

- 243p

 

 

나는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만드는 이주민입니다
재한줌머인연대, 로넬 짜그마 나니

사회가 더 넉넉해지고 다양성을 품는 힘이 커져야만 비로소 우리도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며 주류 사회와 대등한 관계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  253p

 

 

012

* 한겨레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