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 책 [다섯째 아이]
#책[다섯째 아들] by 도리스 레싱 #민음사출판사 #hyemhyem
#책[다섯째 아이]
책[다섯째 아이]은 독후감 제출용으로 빌린 책이었는데, 결국엔 제출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한번 눈길을 준 책을 외면하기엔 미안하기도 하고 고른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해 천천히 읽어보았다. 저자 도리싱 레싱의 작품으로 시대도 나라도 나와는 다른 배경이었기에 초반 읽기가 수월하진 않았다. 어려운 내용은 아닌데 전개하는 작가의 문장력을 읽다 보면 쉬운 내용을 어렵게 표현하는 것 같아 읽기 어려웠던 것 같다. 책 제목이 가족과 연관되어서 뭔가 그 당시의 가족 문화나 모습을 문학적으로 보여주는 거 아닐까 생각했었다. 근데 웬걸 내가 처음 느낀 것과는 전혀 달라서 마지막엔 공포소설로 느껴졌다.
‘다섯째 아이’는 20세기 영국 배경으로 해리엇과 데이비드, 한 쌍의 부부가 4번째 아이를 건강히 순산 후 태어난 5번째 아이가 어떻게 이 가정을 해체하고 파괴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 다섯째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진 평범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평범하다고 말하긴 조금 난감하지만. 왜냐하면 한 부부가 거의 연달아 4명의 아이를 낳는 것이 그 당시에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도 흔하지 않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부부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긍정적이진 않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정에 대한 가치관이 특이하 듯, 현실과는 동떨어진 낭만적인 면이 있다고 다른 이들은 이야기한다. 전혀 다른 나라, 다른 시대에 살고 있는 나에게도 이 부부의 생각이 철없는 환상 속 가족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지막 이들 가족이 뿔뿔이 흩어질 때, 이 부부는 깨닫게 된다. 이들이 가진 가족의 모습이 그들이 만들어 낸 환상이었다는 걸. 저자는 가족의 형태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던 건 아닐까 생각했다. 이 당시는 20세기 말, 지금은 21세기로 가족의 모습도 정의도 점차 변하고 있다. 핏줄만이 아니라 이젠 다양한 이유로 입장으로 만나 가족이 된다. 단순 법 상의 입장이 아니라. 그래서 가족이 무엇이라 정의해야 할까를 고민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인상 깊은 부분은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두 가지 사건이다. 하나는 한 인류학자의 주장으로 빙하시대의 유전자가 우리에게도 내려온다는 글, 다른 하나는 한 어머니가 4명의 아이를 낳고 이후 낳은 5번째 아이로 인해 나머지 아이들을 망쳤다며 잡지에 기고한 글이다. 두 가지 사건을 어떻게 합쳐서 소설을 쓸 생각을 했는지… 저자의 상상력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가지 일로 나타난 다섯째 아들 벤은 설명하기 힘든 아이로 끝이 난다. 벤이 엄마 해리엇의 뱃속에서부터 심상치 않았고 예정보다 일찍 낳았고 이후 정신병원과 남들과 다른 외계인, 괴물 취급을 받았다. 엄마 해리엇은 임신부터 쭉 벤이 괴물이라 여겼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의사를 찾아 묻는다. 벤이 정상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그와 동시에 벤이 죽을까 걱정되어 다시 집으로 데려온다. 해리엇이 느꼈을 감정, 자신이 정상이라 여겨지는 아이를 낳지 못했다는 것에 죄책감과 벤을 향한 관심으로 남편과 나머지 4명의 아이들을 신경 쓰지 못해 흩어지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미안함이 동시에 독자에게도 전달된다. 한 아이의 탄생이 가정에게 초래하는 사건이 엄청나다는 걸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동시에 이 책에선 벤이 어떤 아이인지 마지막까지 알려주지 않고 끝나지만, 이 세상에 장애나 자폐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님이 생각이 났다. 이들이 경험했을 또는 생각했을 문제를 이 책의 해리엇도 비슷하게 하지 않았을까.
도리스 레싱 작가의 책은 처음 읽었다. 쉽지 않은 책이었다. 작가의 말하고자 하는 바를 생각하니 그 당시 사회가 앓고 있을 문제를 적나라게 한 부부의 이야기로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다.

